고금리인데 주택대출이 80조 원이 늘었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주택관련대출 잔액이 846조 원에서 926조 원으로 80조 원을 넘게 증가했습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 줄어드는데, 왜 반대로 늘어났을까요? 그 속에 숨은 신호를 읽어봅시다.

주택관련대출 잔액(예금취급기관) 추이
주택관련대출 잔액(예금취급기관) 추이

대출 감소가 아니라 80조 원 증가가 현실이다

2025년 1월 846조 1,885억 원에서 2026년 6월 926조 3,509억 원으로, 이 기간 주택관련대출 잔액은 80조 1,624억 원 증가했습니다.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거의 서울시 한 해 예산 규모가 새로 빌려진 것이죠. 일반적인 통념이라면 이상한 현상입니다. 보통 금리가 올라가는 시대에는 차용인들이 대출을 피하거든요.

1월부터 6월까지 매달 빠짐없이 증가했습니다. 국고채3년 금리가 2.57%에서 3.79%로 올라가는 와중에도, 매달 몇 조 원씩 새로운 대출이 나온 겁니다. 이는 대출시장이 마치 피해야 할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인 금리-대출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시장 속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모든 차입자가 같은 조건으로 대출받는 게 아니라는 의미일 수 있죠.

증가 속도는 떨어졌지만, 멈추지 않았다

증가량의 추세를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연간 58조 8,077억 원이 증가했다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반년에 18조 9,487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반년 기준으로 연간화하면 37조 899억 원 수준인데, 이는 2025년 속도의 37% 수준입니다.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죠.

하지만 증가가 멈춘 것은 아닙니다. 2026년 6월도 5월(923조 6,142억 원)보다 높아졌으니까요. 시장의 차용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진짜 의미는 이것입니다. 대출시장이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 말이죠.

주택관련대출 잔액(예금취급기관) 주요 수치
주택관련대출 잔액(예금취급기관) 주요 수치

고금리 속에서도 대출한 사람들의 금리가 다르다

그렇다면 고금리를 견디면서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2월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32%로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이 금리로 빌린 게 아닙니다. 은평뉴타운 정보공유에 따르면 5대 은행의 혼합형 금리는 3월 말 기준으로도 계속 변화했고, 정책 모기지(디딤돌·보금자리)는 최저 2.45%대까지 내려가 있었습니다.

신용도와 소득에 따라 빌리는 금리가 2배 가까이 차이난다는 뜻입니다. 일부 저신용층은 13.6~19.9% 금리로 빌리는 저축은행 대출까지 고려하는 상황이거든요.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주택 구매나 전환을 추진한 차입자들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정책이 ‘금리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은행들이 고금리를 유지하는 와중에, 금융감독 정책은 대출 한도를 더 촘촘하게 조이고 있습니다. 은평뉴타운 정보공유에 따르면 2026년 4월부터 2.49억 원을 초과하는 신규 주담대에는 최대 +0.25%p의 가산금리가 자동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스 DSR도 3단계로 강화돼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대출 한도가 약 1억 원 축소됐죠.

대출 한도 자체도 집값에 따라 차등화되고 있습니다. 15억 원 이하는 6억 원, 15~25억 원은 4억 원, 25억 원을 초과하면 2억 원 한도인 식입니다. 결과적으로 상위 신용도 차입자와 하위 신용도 차입자가 내야 할 이자 부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출 잔액이 증가했다는 건, 그 차이를 감수한 사람들이 계속 시장에 진입했다는 뜻입니다.

내 대출이 평균보다 비싼지 확인하고 재협상하자

시장 평균 금리가 4.32%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확인할 차례입니다. 내 통장의 주택담보대출 약정서를 꺼내 적용 금리를 봅시다. 변동금리라면 현재 금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지가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26년 8월 27일 3.00%로 인상된 만큼, 변동금리 대출자는 추가 부담이 예상됩니다.

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싶다면 지금이 결정의 시간입니다. 현재 고정금리는 평균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은행에 재협상을 요청하거나, 낮은 금리의 정책 모기지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보세요. 디딤돌 같은 정책상품은 2.45%대에서 출발하므로, 신용도가 충분하다면 대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대출 시장이 조정 국면인 지금이 협상력이 가장 높을 때입니다.

주택관련대출 잔액(예금취급기관) 최근 흐름
시점 금액
2026년 1월 907조 4,022억원
2026년 2월 912조 6,341억원
2026년 3월 915조 9,776억원
2026년 4월 921조 1,263억원
2026년 5월 923조 6,142억원
2026년 6월 926조 3,509억원

자료: 한국은행 ECOS

※ 공공기관이 공개한 통계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자문이나 권유로 해석하지 마세요.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