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삼겹살 외식비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거의 같은 속도로 올랐습니다. 둘 다 약 3.7~3.8% 상승했죠. 그런데 한국인의 체감은 달랐습니다. ‘외식비가 특별히 비싸졌다’고 느꼈던 이유는 올라가는 속도가 아니라 올라가는 시간대에 있었습니다.

같은 폭으로 올랐는데 왜 외식만 비싸진 것처럼 느껴졌나
통계를 펼쳐보면 모순이 명확합니다. 삼겹살 외식 물가지수는 2023년 11월 118.1에서 2025년 4월 121.9로 올라 3.8점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에서 116.4로 올라 3.7점 상승했죠. 통계청 데이터로는 외식비가 일반 물가보다 특별히 더 올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외식이 비싸졌다’는 느낌은 어디서 비롯됐을까요. 같은 오름폭이라도 그 과정이 다르면 사람의 체감은 달라집니다. 장을 볼 때마다 들쭉날쭉한 가격과 매주 꾸준히 오르는 가격을 경험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다릅니다. 시간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답이 보입니다.
외식비만 매달 올랐고, 전체 물가는 멈췄다가 뛰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6개월 동안 삼겹살 물가지수의 궤적은 매우 일관성 있습니다. 119.00에서 출발해 매 달 미세하지만 지속적으로 올라 121.87에 도달했습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불규칙했습니다. 2024년 6월에는 전월 대비 하락했고(113.84), 이후 들쭉날쭉하다가 2025년 1월에 급상승했습니다.
장을 보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차이가 체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외식을 생각할 때마다 ‘어제보다 오늘이 비싸졌다’는 경험을 16개월 동안 반복했다면, 전체 물가가 정체했던 시기도 외식값만 계속 올라간 것으로 기억됩니다. 통계적으로는 같은 오름폭이지만, 경험적으로는 외식비가 계속 올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외식’도 다 같은 물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외식 범주라도 음식 종류에 따라 가격 움직임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커피 외식 물가지수를 보면, 같은 기간 106.7에서 110.4로 올라 삼겹살과 비슷한 3.7점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정반대였습니다. 2024년 8월에는 105.50까지 떨어졌다가 2025년 4월에 겨우 회복했거든요.
삼겹살은 16개월 내내 올라간 반면, 커피는 올랐다 내렸다 했던 겁니다. 최종 상승폭은 비슷하지만, 경험은 전혀 다릅니다. 삼겹살을 즐기는 사람은 ‘계속 비싸지는 음식’으로 기억했을 테고,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변덕스러운 가격’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이것은 같은 외식비 상승이라는 말로는 포착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축산물은 비용 절감 혜택을 소비자에게 넘기지 않았다
왜 삼겹살은 꾸준히 올랐을까요. 배경에는 비용 구조의 차이가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사료비 상승으로 한우 송아지 생산비는 2022년 4,372천원에서 2023년 4,970천원으로 13.7%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에는 배합사료 가격이 전년 대비 5~7% 하락했습니다. 비육우용이 7.5%, 양돈용이 5.9% 내렸죠.
그 비용 절감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삼겹살 물가지수는 2024년 내내 계속 올랐고, 커피처럼 떨어질 만한 신호도 없었습니다. 반면 커피전문점들은 경기 둔화 속 점포 간 경쟁으로 가격 인상을 감수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비용 압박이 축산물과 외식 서비스에서 정반대로 반영된 셈입니다.
2년이 더 지나도 삼겹살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2025년 10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최근 데이터는 당시 경험이 일시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삼겹살 물가지수는 123.0에서 126.2로 또다시 3.2점 올랐습니다. 2023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누적하면 삼겹살은 118.1에서 126.2로 올라 8.1점, 즉 6.9%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3.7% 올랐으니, 삼겹살의 상승 속도는 약 두 배입니다. 처음에는 ‘체감의 시간차’ 때문에 외식비가 비싸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구조적으로 외식비, 특히 축산물 기반 외식비가 일반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었던 겁니다. 이제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월급은 정체, 외식은 계속 오르면 결국은 빈도를 줄여야 한다
이 데이터가 2026년 9월 시점에 의미를 갖는 이유는, 지금 가계 결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3년 말 처음 체감했던 외식비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되는 추세라면, 가구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30~40대 직장인이라면 월급이 물가를 따라가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임금은 연 3~4% 수준이 일반적인데, 삼겹살이 이미 6.9% 올랐다면 외식 횟수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더 심합니다. 한 달에 몇 번 외식을 하느냐는 식비 예산 계획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외식 빈도를 줄이든지, 더 저렴한 대체식으로 이동하든지. 프랜차이즈 돈까스, 회전초밥, 편의점 도시락 같은 가성비 옵션으로의 이동이 지속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삼겹살의 6.9% 상승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의 외식 방식을 재구성하라는 신호입니다.
지금 확인할 한 가지: 내 외식비가 정말 올랐나
의심할 여지 없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올랐는지가 중요합니다. 삼겹살, 구이, 고급 축산물은 구조적으로 계속 오릅니다. 반면 회전초밥이나 프랜차이즈는 아직 경쟁 압박 속에 있습니다.
당신이 이용하는 외식 종류가 어디 그룹에 속하는지 확인하면, 향후 월급으로 감당할 수 있는 외식 빈도가 보입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씨 아니면 삼겹살 구이를 즐기던 분이라면 이제 그것을 연 몇 번 행사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일상 외식이 필요하다면 가성비 옵션의 가격 추이를 더 자주 살피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 시점 | 2020=100 |
|---|---|
| 2024년 11월 | 121.02 |
| 2024년 12월 | 121.13 |
| 2025년 1월 | 121.59 |
| 2025년 2월 | 121.73 |
| 2025년 3월 | 121.87 |
| 2025년 4월 | 121.87 |
자료: 통계청 KOSIS · 한국은행 ECOS
※ 공공기관이 공개한 통계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자문이나 권유로 해석하지 마세요.









